“감히 울진군수를 뭘로 보고...”, “설마 그렇게 했을려고...”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이 전찬걸 울진군수를 협박했다는 폭로가 국정감사장에서 나와 울진군민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장석춘 의원(자유한국당)은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를 피감기관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강석호 국회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울진에 있는 한울원자력본부를 다녀간 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전찬걸 울진군수를 만나 협박을 했다고 폭로했다.

장 의원은  이날 “(지난 8일 정 사장이) 뒷짐을 지고 (울진)군수실에 와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왜 쓸데없이 불러들여서 문제를 일으키느냐, 핵융합단지를 (울진에) 유치해주려고 했는데 이러면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정 사장은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취소에 따른) 울진지역 군민들의 여론을 들어보기 위해 (울진군청을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장 의원의 말의 폭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장 의원은 “종합국정감사 때 증인신청을 할 것이니 대질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정 사장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답해 이 사건의 진실은 오는 29일 종합국정감사에서 진행될 대질신문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울진이 지역구인 강석호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인 함진규·이채익·윤상직·정유섭·장석춘 의원 등이 지난 5일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이 중단된 현장을 방문했으며, 이 자리에 함께 한 전찬걸 울진군수는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당위성과 일방통행식 원전건설 중단에 따른 지역 피해를 설명하고 대책 마련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지가 울진군청 방문과 국감장에서 벌어진 장 의원의 협박 폭로에 대해 한수원의 공식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한수원의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울진군민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황당하다는 분위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타도 원전을 넘어 정사장 퇴진 운동이라도 펼쳐야 할 것이고, 사실이 아니라면 진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폭로한 자유한국당과 국회의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주민은 “일개 임명직 공기업의 사장이 감히 6만 군민의 대표인 민선 군수에게 협박을 할 수가 있느냐. 군수가 그런 수모를 당할 때까지 울진군청 참모진들은 가만히 보고만 있었단 말이냐”며 분개했다.

이 주민은 “이는 군민들의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힌 일이다. 아무리 지역경제가 어려워 군수가 나서서 정부측에 원전건설 촉구를 부탁하고 있다곤 하지만 이런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원전건설에)목을 멜 일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 주민은 “사실 여부 확인이 우선 중요하다. 설마 (한수원 사장이) 그렇게 몰상식한 일을 저질렀겠느냐? 의사전달이 잘못된 것 같은데 그렇다면 가짜뉴스를 여과없이 언론에 폭로한 자유한국당과 국회의원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균  donghae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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