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 예금을 하러 온 걸까?

5일 오전 10시 50분쯤.

울진중앙농협 본점(구. 매화농협)에는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 행렬 만도 줄잡아 100m는 넘어 보였다.

하지만 내방객들의 얼굴엔 김장감이 감도는 등 농협에 입출금을 하러 온 일반적인 고객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얼굴에는 하나같이 마스크 차림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조금 전과는 달리 얼굴에 미소까지 띠며 현관을 나서는 이들의 손에는 비닐로 싸인 뭔가가 들려 있었다. 모두들 같은 크기와 같은 양으로.

아~하.

마스크로구나.

코로나 사태로 정부에서 공급하고 있는 공적 마스크.

한 촌노는 “아침도 먹지 않고 첫차를 타고 나와 3시간 반 정도를 기다렸는데 그래도 마스크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몇 번 더 모아 대구에 사는 자식들에게 보낼 것”이라고 했다.

기분이 좋아서일까.

촌노의 뒷모습에서 어깨가 들썩이는 듯 했다.

김재우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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