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의 인사비리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등 기초지자체들이 신규직원을 채용하거나 승진인사를 할 때마다 투명하지 않다는 의혹이 많았었는데, 경상북도 감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이들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경북도의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수법도 다양했다.

인사시기를 임의로 늦추어 승진 심사 대상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선발공고 당시 밝힌 것과 다른 직류의 지원자를 선발하기도 했다.

또 징계 요구 또는 관계 행정기관장의 징계처분요구가 있는 공무원은 승진 임용될 수 없고,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된 사람은 그 사유 발생 일에 명부에서 삭제하도록 돼 있는 규정을 어기고 승진시키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채용하는 등 방법도 다양했다.
그런데도 경북도 감사마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고와 달리 선발, 장학금 준 후 졸업 후 공무원 임용

울진군은 2012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방공무원 임용 후보자 장학생을 선발하면서, 녹지직렬의 경우 산림자원 직류(임산공학과, 임업 관련 학부)로 공고하고도 선발 대상이 아닌 조경 직류(조경학과) 지원자를 선발했다.

울진군은 이 지원자에게 2012년 1학기부터 2014년 2학기까지 총 1천234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2015년 5월 9급 공무원으로 임용했다.
울진군은 또 2013년 녹지 9급 ‘산림자원’ 직류 1명을 뽑기로 선발 계획을 수립하고도 공고를 하면서는 ‘산림 자원 또는 조경’으로 임의 변경했다.

또 ‘동점일 경우에는 서류 전형 성적 우수자 순으로 결정한다’고 선발 계획을 수립하고도 산림자원 1명과 조경 1명 등 2명의 지원자에 대해 면접 평가 결과 동점이 나왔다며 2명 모두 장학생으로 선발한 후 2014년 공무원으로 임용하는 특혜를 부여했다.

울진군이 2012년부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고 특채한 공무원은 모두 9명에 이른다.

◈인사 시기 늦추는 등 부당 승진
 울진군은 2014년 당시 정상적으로 승진인사가 이루어졌다면 승진 임용 배수 범위밖에 있어 승진 심사 대상조차 될 수 없었던 A씨에게, 인사시기를 늦춤으로써 심사대상에 포함시켜 6급으로 승진하는 특혜를 부여했다.

울진군은 2012년도에도 징계의결 요구돼 승진후보자명부 삭제 대상인 행정 6급 B씨를 승진시키기 위해 고의로 승진요인을 축소하였다가 후속 승진요인에 반영해 5급으로 승진시켰다.

또 C씨의 경우는 법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징계의결 요구된 B씨를 승진후보자명부에서 삭제하고, 12년 2월 인사위원회에서 2명을 승진 의결한 후 그해 4월 다시 2명을 의결할 경우 임용배수 범위 8명에 포함되지 않아 승진 자체가 불가한데도 승진됐다.

경주시는 2014년 감사 결과 당시 정원보다 사무관 현원이 한 명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관련 규정까지 바꿔 승진 임용했다 적발됐다.

포항시의 경우 2013년 감사에서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 중일 때에는 명퇴 신청을 해도 의원면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어기고 명퇴신청을 받아 주었고, 또 그 자리에 다른 특정인을 승진 발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영덕군의 경우도 2016년 감사 결과 불문경고를 받은 만큼 근무성적평정에서 감점 처리를 해야 할 특정인을 감점 처리하지 않고 승진 의결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개 경쟁 없이 채용 특혜

울진군은 공공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관리 등에 관한 규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무기계약근로자를 채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D씨 등 특정인 7명을 2013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일반 다수인과 공개경쟁이 아닌 공고 등의 절차 없이 무기계약근로자로 채용했다.
  
울진군은 또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E씨 등 17명을 근무 실적 평가 등의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뽑아 비난을 사고 있다.

◈경상북도의 미온적 감사

경상북도의 감사 처분 결과가 매우 미온적이란 지적이 많다.

경상북도가 시군 종합 감사를 통해 동해안 기초자치단체들의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징계시효가 만 3년”이란 이유를 들어 강력한 제제를 못하고 있는 것.
시군마다 3년에 한 번 꼴로 감사가 돌아오는데 징계시효가 지났다면 감사는 하나마나인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경북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부적정한 행위가) 무겁기는 해도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징계까지는 내려가지 않았다”고 했다.강동균기자

강동균  donghae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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