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회에서 원안 가결된 ‘저출산 고령화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구설수에 올랐다.

도의회 의장단이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의 역할과 구성에 대해 너무 가볍게 판단했거나 아니면 특정인의 정치적 위상을 강화해 주기 위해서 만든 아주 특별한(?) 기구라는 것.

경북도의회는 1일 본회의장에서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을 위원장으로 하는 9명의 의원으로 이뤄진 ‘저출산 고령화 대책 특별위원회’의 구성을 원안가결 시켰다.

이를 두고 일부 의원들은 특위 구성의 권한은 의장단에 있는 만큼 그들의 판단에 맡겨야겠지만 과연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놓고 특위를 구성해야 하느냐는 기능론과 역할론을 제기했다.

한 마디로 이 업무는 오랜 시간을 두고 꾸준히 처리해야 할 상임위원회의 업무이지, 특정 기한을 정해 처리해야 할 특별위원회의 업무 성격이 아니라는 것.

한 도의원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이미 수년째 행정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심혈을 기울여 맡아 오고 있는 업무이며, 이것은 특우를 구성해 1~2년 안에 단기간, 그것도 소수의 의원이 1년에 몇 차례 모여서 해결할 사안이 아니므로 특위 구성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옥상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기능과 역할이 미미할 것이 예상되는데도 이런 특위를 만든 것은 결국 특정인을 위한 정치적 배려의 성격이 강하다는 느낌인데, 특히 이러한 현상은 10대 의회 후반기에 들어와서 그 정도가 좀 더 심해졌다”고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실제로 이번 특위 구성으로 위원장을 비롯한 전체 특위 의원들이 2개 이상 특위에 소속하게 됐고, 심지어 3개 특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원도 있다.

상임위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한 의원이 3개 내지 4개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셈이다.

한편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참에 인근 광역의회의 선진행정을 배우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경기도의회가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고 있는 각종 특별위원회의 무분별한 구성·운영을 막기 위한 개선책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경북도의회가 후진행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에 따라 사정이 다르지만 예산 낭비 등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의미 없는 특위들의 난립으로 인한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상당수가 형식적 운영에 그치거나 아니면 개점휴업 상태로 있는 등 명칭만 특위일 뿐 당초 구성 취지와는 달리 제 소임을 못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재선의 한 의원은 “지자체의 활성화라든가 지역 주민의 현안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바람직한 특위라면 구성을 막을 이유가 없다. 특위 활동을 활성화해 구성 목적 달성에 나서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없다. 오히려 다다익선이라 하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특위들이라면 구성 자제와 함께 기존 특위들의 조속한 정비가 요청된다”고 했다. 강동균 기자

강동균  donghae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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