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국가브랜드 대상 1위” 홍보하자

영덕군도“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상”맞장 홍보 나서

영덕 대게상

대게 원산지를 두고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여온 울진군과 영덕군이 최근엔 각종 단체들로부터 받은 수상 실적을 놓고 날선 홍보전을 펼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울진군은 최근 들어 ‘울진대게’가 지난 4월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후원으로 열린 ‘2017 국가브랜드대상 시상식’에서 영덕을 누르고 대게 부문 1위로 선정됐다며 각종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울진대게 브랜드 대싱

울진군은 “국가브랜드 대상은 객관적 브랜드 경쟁지표인 NBCI(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의 브랜드 인지도, 대표성, 만족도, 충성도, 경쟁력, 브랜드 종합 호감도 등 구조화된 설문문항을 설정해 엄격하게 분석, 선정된다”면서 “선정 심의 결과 ‘울진대게’가 경쟁력 지수 83.78을 얻어 비교 개체인 ‘영덕대게(83.65)’와 ‘구룡포대게(78.33)’를 누르고 ‘대게 부문’ 1위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울진군은 또 “이번 국가브랜드 대상 선정은 ‘울진대게’가 울진군의 대표적 브랜드 가치를 탄탄하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을 유감없이 입증한 쾌거로써 (영덕군과)수 십 년간 지속돼 온 ‘대게 원조논쟁’ 등 소모적 논쟁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선 영덕군의 반격도 만만찮다.

영덕군은 ‘영덕대게’가 지난 18일 동아닷컴과 imbc 등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후원한 '2017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수산물 부문‘에서 6년 연속 대표 브랜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상은 전국 만 15세 이상 소비자들을 상대로 온라인 소비자 조사 분석과 브랜드 종합 호감도 등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덕군은 또 지난 12일 한국언론인협회와 서비스마케팅학회가 공동주관한 ’2017 코리아탑 브랜드 대상‘시상식에서도 영덕대게가 대상을 수상했다며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게와는 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영덕군은 영덕대게가 각종 시상식에서 연거푸 대상을 석권하는 등 쾌거를 이루고 있는 것은 대게 자원보호를 위해 매년 대게어장정비사업, 생분해성어구 보급사업, 동해대게자원회복사업 등을 펼친 결과라고 홍보하고 나섰다.

이처럼 울진군과 영덕군이 최근 경쟁적으로 대게와 관련한 각종 수상 실적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또한차례 ‘대게 전쟁’이 임박했음을 예고하고 있다.

‘영덕 대게’냐 ‘울진 대게’냐 하는 명칭을 둘러싼 원조논쟁, 축제 동시 개최에 따른 신경전, 요리 대결에 이어 두 지자체간의 자존심을 건 제4라운드 수상 실적 홍보 대결이 막이 오른 셈이다.

90년대 중반에 제기된 대게 명칭을 둘러싼 원조시비는 교통이 원활하지 못하던 시절 울진대게가 교통요충지인 영덕에서 판매, 영덕대게로 불려진 만큼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게 울진군 주장인 반면 영덕군은 강구 등지에서 잡힌 영덕대게는 다리가 길고 맛도 뛰어나 다른 지역과 질적 차이가 있다고 반박, 소송 시비까지 일기도 했다.

2라운드는 대게 축제 동시 개최에 따른 신경전.

영덕은 세 번째 축제를 2000년 4월 15일부터 5일간 개최했고 울진은 같은 기간인 15일부터 이틀간 첫 축제를 열어 대게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 적잖은 신경전을 벌여온 것.

이 문제는 울진군이 3월말로 대게 축제 기간을 앞당기면서 양 지자체간 대게 논쟁이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뒤이은 대게 요리로 다시 두 지자체간의 자존심을 건 전쟁이 시작됐다.

일명 ‘대게 논쟁 3라운드-요리 대결’이 그것.

영덕군이 ‘우리 음식 연구회’를 조직해 ‘대게 맛 그라탱’,‘대게 야채밥 찜’등 다양한 대게 요리 개발에 나서자 울진군이 대게를 날 것으로 먹는 ‘울진대게 회’라는 회심작(?)으로 반격에 나섰다.

당시 두 지자체 실무진들은 3라운드 진검 승부를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선 이미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던 것. 특히 재미를 더한 관전거리는 양 팀의 구성원. 영덕이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주부들 중심이었다면 울진은 일식집 주방장 등 요리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또 영덕이 이미 다른 음식에서 어느 정도 소비자들에게 익숙해 져 있는 그라탱과 찜 등의 응용요리 중심으로 선을 보인 반면 울진군은 어민들 사이에 구전돼 오던 요리법을 고증, 복원하는 등 상이한 소재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양 지자체의 요리 대결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일반 소비자들의 구미에 ‘삶은 대게’가 뿌리 깊게 자리한데다 대게 자체가 워낙 비싸서 이를 재료로 음식을 만들 경우 그 가격이 고가이다보니 웬만한 미식가가 아니고서는 찾는 이들이 극히 제한적이었던 것.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요리대결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번에 다시 대게를 놓고 홍보전이 전개되고 있다.

주민들은 “과거의 앙금을 떨어버리고 이번 논쟁을 소모적인 시비가 아닌 생산적인 선의의 경쟁으로 승화시켜 자원고갈 방지는 물론 지역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donghae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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