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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길속 뛰어들어 대형사고 막은 50대 회사원

“제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그때 상황이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시골 마을 이발소에서 가정용 LPG가스가 폭발하면서 이발소 내부는 물론 이발사와 손님 등 2명의 옷에도 불이 붙는 등 자칫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놓인 화재 현장을 몸을 사리지 않고 재빠르게 진화한 50대 직장인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울진군 후포면에 사는 회사원 김동규(52)씨.

모처럼 회사가 쉬는 날이라 어머니 집에 잠시 들렀던 김 씨는 2일 오전 10시 50분쯤 ‘꽝’하는 소리에 황급히 골목으로 달려나갔다.

차량 충돌사고 정도로 여겼던 김 씨의 눈에 길 건너 이발소의 부서진 창문이 들어왔다.

잘못 봤나 싶어 다시 한번 확인을 해 보니 유리창이 깨져 파편이 나뒹굴고, 연기가 스며 나오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가스 폭발사고라고 생각한 김 씨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발소로 향했다.

입구에 다다르자 평소 친분이 있던 이발사 아저씨와 손님 한 명이 몸에 불이 붙은 채 밖으로 뛰쳐 나왔다.

김 씨는 입고 있던 옷을 황급히 벗어 이들에게 달려들었다.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입고 있는 옷이라도 벗어서 꺼야 한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고, 그래서 그냥 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김 씨는 당시 상황을 담담히 말했다.

 

두 사람의 머리와 옷에 붙은 불을 끌 때쯤 이웃 주민들도 쏟아져 나왔고, 김 씨는 이들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소리를 쳤다.

그리고는 가스 밸브를 잠그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어 실내로 뛰어 들어갔다.

이발소와 이웃해 살았기에 집 구조를 잘 알았던 김 씨는 가스통이 있는 실내로 들어갔고,  통로가 잠겨져 있자 발로 문을 부수고 들어가 밸브를 잠갔다.

 

그리고는 소화기를 찾았으나 눈에 띄지 않자 자신의 집으로 달려가 양동이에 물을 길어 이발소 실내에 붙은 불을 끄기 시작했다.

이윽고 이웃 주민들이 나와 소화기로 불을 끄는 등 진화작업에 동참했다.

그러는 사이 소방관들이 출동했고, 화재가 완전 진화되자 김 씨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골마을이라 이발소 주변에는 이웃집들이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뻔한 아찔한 상황을 김 씨의 민첩한 행동으로 조기에 진화한 것이었다.

 

이발사 아저씨와 손님은 화상 정도가 심해 경북도가 운영하는 닥터 헬기를 타고 대구에 있는 화상전문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김 씨의 신속하고도 대담한(?) 조기 진화작업이 아니었다면 자칫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는 게 현장을 지켜본 주변인들의 목격담이다.

 

주민들은 “정말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가스가 폭발해 이발소 내부가 불에 타고 있고, 이발사 아저씨와 손님 몸에도 불이 붙어 있었다고 하니... 김 씨가 아니었다면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주저 없이 불 속으로 뛰어든, 그야말로 의인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김 씨는 “누구나 그런 상황이 되면 저처럼 했을 겁니다. 그리고 가스는 일상에서 편리한 에너지원이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자칫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노후화된 호스 교체 등 안전 점검과 수칙 지키기 등 사고 예방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씨는 또 신문에 낼꺼라며 사진 한 장 찍자는 기자의 말에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이라며 끝내 고사를 했다.  

황이주 기자

황이주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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