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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100억원을 좌우한다.아치형 수곡교 해체하고 일자형으로 신축

‘순간의 선택이 10년, 아니 100억원을 좌우한다’

‘군정 발전에 공무원들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순간의 선택이 10년...’ 이 말은 유명 연예인이 출연한 어느 전자제품회사의 광고 문구로, 어떤 일을 도모함에 있어 그 순간의 선택과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빗댄 말이다.

 ‘순간의 선택이 100억원...’ 이 말은 광고 카피처럼 적잖은 울진군민들이 요즘 시공이 한창인 울진 성류굴 앞 다리 공사에 대한 우회적인 표현이다.

 

이 표현이 이슈가 되는 이유는 성류굴 북부 상가 주차장에서 성류굴 운동장을 연결하는 아치형 수곡교가 건설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바로 그 옆에 또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멀쩡한 다리를 부수고, 왜 새로운 교량을 건축하느냐 하는 것.

     (사진 설명:울진군이 태풍 피해 등을 이유로 아치형 수곡교를 해체(사진 좌측) 하고, 그 옆에 새로운 일자형 교량을 건설(사진 우측)하고 있다. 황이주 기자)

 

문제의 수곡교는 울진군이 2006년에 건축한 것으로, 로마 시가지 건축물이나 파리 세느강의 교량들처럼 아치형을 하고 있다. .

 

교각을 일반 교량처럼 일자형으로 하지 않고 아치형으로 한 것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명승지인 성류굴과 어울리는 명품 다리를 건설하자는 당시 군청 관계자들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 다리는 최근 몇 년 사이 예상 밖의 폭우가 쏟아지기 전까지만 해도 주위 경관과 꽤 잘 어울리는 수작으로 평가를 받았었다.

 

 

(사진설명: 유네스코에 지정된, 유럽 최고의 다리로 평가받고 있는 네레트바 강을 잇는 아치형 스타리 모스트. 인터넷 자료 사진 캡쳐)

      (사진 설명: 로마 시가지나 프랑스 세느강변의 교량처럼 아치형의 외관을 자랑하는 울진 수곡교. 하지만 물 빠짐에 문제가 생기면서 인근 성류굴 상가가 침수가 되는 등 최근 몇년사이 침수피해가 연거푸 발생하자 울진군이 해체를 결정, 현재 교량을 허무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황이주 기자  )

 

하지만 이 아치형 다리는 건축 당시 실용적인 면보다는 외형에 좀 더 비중을 둔 때문인지 그다지 높지가 않은데다 교각과 교각 사이의 폭이 좁아 물이 빠지는 통수 단면이 적은 등 홍수가 났을 때 하천 범람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길이가 긴 나무들이 떠내려와 교각 사이에 걸리게 되는 경우에는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인근 농경지는 물론 성류굴 상가까지 침수되는 일이 실제로 발생하곤 했었다.

 

이 때문에 울진군이 ‘울며 격자 먹기식’으로 어쩔수 없이 이 아치형 다리의 철거를 결정한 것.

이로 인해 수곡교는 교량치고는 단명인 15년 만에 철거되는 비운(?)을 맞았다.

      (사진 설명:  물 빠짐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이를 해체(사진 우측)하고 새롭게 건축하고 있는 울진 수곡교(사진 좌측) 전경. 황이주 기자)

 

해체되는 아치형 다리와는 달리 이번에 새롭게 건축된 다리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봐 오던 일자형 교각이다.

또 교각과 교각을 많이 넓히는 등 아치형 다리의 단점을 보완해 물 빠짐을 좋게 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교량은 길이 222m, 폭 13m로 공사비가 170억원 정도 든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비용은 상당부분 정부로부터 수해복구비로 지원을 받아 군비 부담을 대폭 줄였다.

어쨌던 10년 조금 넘는 사이 교량 건설비와 철거비, 여기에다 이번에 새로 짓는 다리 공사비까지 적잖은 재정이 소요된 것은 사실이다.

 

이에 한 주민은 “국비든 군비든 그 돈들은 모두 우리들의 세금 아니냐”면서 “공직자들의 순간의 선택과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원도의 경우 폭우에 대비해 교량의 높이를 도로보다 상당히 높이거나 차량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교량 끝에 날개의 폭을 크게 하는 공법을 도입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면서 “우리 공직자들도 새로운 사업을 시행할 때는 100년의 미래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른 지자체의 모범사례 등을 참고하는 등 좀 더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황이주 기자

# 제가 이 기사를 작성한 것은 행정당국과 고생하는 공직자들을 비난이나 질책하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군정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황이주 드림

 

황이주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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