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동해안∼신가평 500㎸ 직류 장거리 송전망(HVDC) 건설사업’이 해당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수년째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송전철탑이 설치되는 울진지역에서도 적잖은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이 해당 지역주민들에 대한 보상에 앞서 주민 수용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마을 단위별로 수억원의 금품을 지원하거나 향응을 제공한 ‘특별지원사업’이 도리어 주민들간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해당 지역에 살지도 않는 사람이 위원으로 위촉되었는가 하면, 한국전력이 마을당 돌린 9억원 상당의 금품을 위장 전입자가 받아가기도 하고, 한전 관계자들이 수차례 제공한 향응에 제외된 사람들이 상당한 소외감을 느끼면서 주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진의 한 야산을 지나가는 송전철탑. 포커스경북 자료 사진)

◆주민간 갈등만 조장하는 한전의 보상

울진지역 일부 주민들에 따르면 한전은 송전선로 경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해안∼신가평 500㎸ 직류 장거리 송전망(HVDC) 건설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경인건설본부를 통해 지난 해부터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적잖은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주변지역에 대한 보상은 뒤로 한 채 주민들에게 선심성 물량공세부터 했다는 것이다.

실제 거주하는 주민 수와 관계없이 마을 당 9억원 상당의 현금을 지원했다는 것.

이로 인해 가구 수가 많은 마을은 가구당 만원씩, 가구가 적은 지역은 만원씩을 나누는 등 차등 지원을 받았다는 것.

또 관련 규정상 선로기준 800M 이내에 지원되는데, 이 돈을 받기 위해 실제 마을에 살지도 않는 인사들이 주소를 옮겨오는 등 위장 전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경인건설본부 동서계통건설실 관계자들이 “집회 등 집단 행동을 하지 말라”며 서명을 받아가면서 주민들에게 여러차례 식사 제공은 물론 돼지고기, 삼계탕 등 육류 등의 선물을 나눠주었다는 것.

한전 측에 주민들의 뜻을 전달하는 등 협의나 협상에 나서야 할 주민대표기구에 송전선로가 들어서는 해당 지역주민이 아닌 인사를 위원으로 뽑아 활동케 하는 등의 경우도 있었다는 주장이다.

일부 주민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민원을 최근 한전 신문고에 제기하기도 했었다.

한 주민은 “‘과거 고향을 떠나 인근 울진읍내로 이사갔던 주민들이 한전에서 돈을 나눠 준다는 소문을 듣고 마을에 찾아와 선친이 물려준 토지가 아직 있으니 마을 주민이 아니냐’면서 돈을 나눠줄 것을 요구해 어느 마을은 나눠주고, 또 어떤 마을은 나눠 주지 않음으로써 마을 주민간, 일가 친척들 간에 적잖은 갈등이 있다”고 했다.

이 주민은 또 “한전이 법 없이도 살아갈 조용한 마을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원칙과 기준도 없이 금품을 살포하면서 주민들간에 갈등과 불법을 야기시키기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면서 “주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하고, 무엇보다도 선 보상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전의 입장

한전은 법과 규정대로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 근거는 한전 자체 내규에 의한 ‘특별지원사업’과 법에 근거한 ‘송·변전설비 주변 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송전설비주변법)이다.

특별지원사업은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마을에 지원하는 것으로 공사시 마을도로 사용 등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이 사업의 종류에는 ’‘주민생활안정지원사업’, ‘소득증대사업’, ‘주민복지사업’, ‘육영사업’ 등이 있다.

한전은 주민대표 구성은 이장 등 주민을 대표할 수 있는 5인 이상의 사람으로 구성하고 있고, 보상은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라 공평하고 투명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송전선로 공사는?

송전선로 경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문제가 된 이 공사는 선로길이가 220㎞에 이르는 사업이다.

총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송전철탑 440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송전선로 경과 지역은 경북도와 강원도, 경기도 등 3개 도 11개 시ㆍ군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송전선로 경로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재우 기자 남경엽 기자

김재우 기자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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