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산하의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하 여성개발원)이 가족친화인증 중소기업의 활성화 및 기업문화 확산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환경 개선사업’이 '빈익빈 부익부'의 결과를 초래하는 등 사업 본래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개발원은 5월 1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도내 ‘가족친화인증 중소기업’  20개 이상을 선정해 이들 기업들에게 예산범위 안에서 환경개선사업을 지원한다고 공고했다.

이 공고문에 따르면 1개 기업당 최대 1500만원까지 지원하며, 자부담액은 지원금액의 20% 이상이다.

공모내용은 휴게실에 소파나 선풍기 커피머신 등을 설치해주는 휴게공간,  체력단련실에 소파와 운동기구 등을 지원하는 건강증진공간, 화장실과 샤워실 개보수 사업인 위생공간, 숙식을 제공하는 시설 개보수 등의 기숙사 등 4개 항목에 대해서 지원한다.

하지만 여성개발원이 이들 지원 사업을 놓고, 자기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만 해당이 되고 남의 건물에 임차해 있는 기업은 제외하기로 해 영세 기업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또 직원 수도 5인 이상은 되고, 5인 미만 기업은 제외대상으로 분류해 경북도가 '빈익빈 부익부'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사진-경북도여성정책개발원이 '찾아가는 취업 창업 상담'행사를 펼치고 있는 모습/경북도여성정책개발원 자료 사진)

한 여성경영인은 “화장실과 샤워실을 개보수 해주는 사업이야 남의 건물에 고정식 시설을 설치하기가 부담스러우니 제외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소파나 선풍기, 커피머신 등을 지원해 주는데 ‘내 건물이냐, 남의 건물이냐’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뭔가 모순이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경영인은 “자기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직원 수가 5인 이상되는 기업은 자금력 등 모든 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기업보다는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기업들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경북도는 이와 반대로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한 여성 기업인은 “직원복지를 위해 휴게소와 체력단력실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커피머신은 당연히 있을 것이기에 이들보다는 10여평도 안되는 공간에서 사무실, 휴게소, 체력단련실을 겸용으로 사용하는 영세기업에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면서 “지금 경북도의 정책은 점심도 못먹은 근로자 10명에게 자장면 한 그릇을 사주는 게 아니라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시켜 먹은 배부른 근로자 2명에게 고급 스테이크를 제공하겠다는 논리와 같은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여성개발원의 한 관계자는 “경북도의 상의해 결정한 사안”이라면서 “당초 계획대로 사업 시행을 해 본 뒤 보완할 점이 있으면(내년에) 보완하고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 기자

김미경  donghaea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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