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가? 규제기관의 갑질인가?’

최근 해양생물 유입으로 가동을 멈췄던 한울원전 1·2호기의 재가동 승인문제를 놓고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행정행태에 대해 지역사회에서 각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가동 중단은 계통이나 설비의 안전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자연 현상에 따른 것인데도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주)가 재가동 지연에 대한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무소불위 규제기관 원안위

원안위는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안전규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를 전담하기 위해 조직된 정부 기관이다.

원전 건설·운영에 대한 인·허가 발급과 안전성 심·검사 수행, 방사선이용기관 안전규제 등이 원안위의 주 업무다.

그런데 이러한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는 원안위가 해양생물 유입에 따라 멈춰 선 한울원전 1·2호기의 재가동 승인을 수일 째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전 미가동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주민들이 알지 못하는 원전의 안전상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해양생물 유입과 제거 작업

한울원전 1·2호기가 가동을 정지한 것은 지난 22일 오전 2시경.

취수구에 플랑크톤의 일종인 살파 등 해양생물이 다량 유입됨에 따라 순환수 펌프가 정지되면서 발전소 가동을 멈춘 것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한울본부는 한수원뿐만 아니라 한전kps 등 협력사 직원들까지 비상 동원해 해양생물 제거 작업에 나섰다.

혼연일체가 된 직원들의 수고로움 덕분에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돼 같은 날 오후 6시쯤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해양생물 제거 4일째인 26일 현재 원안위는 한울원전 1·2호기에 대한 재가동 승인을 않고 있다.

◆제기되는 의혹들

원전 가동이 해양생물 유입에 의해 중단된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원인을 제거하고도 재가동 승인을 상당 기간 받지 못한 사례는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해양생물 유입은 자연 현상에 따른 것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계통이나 설비의 안정성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단되기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전에 대한 각가지 의혹이 더욱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주민 최지훈(울진읍)씨는 “과거에는 해양생물이 제거되면 곧바로 재가동을 했는데, 이번에는 재가동 승인이 수일째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발전소 안에 주민들이 알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의혹은 원자로 1기가 하루 정도 정지되면 1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난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주민 황진구(평해읍)씨는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2개 호기가 5일째 가동을 멈췄으니 이미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안위가 재가동 승인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면 핵심 안전 설비에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는 등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큰일이 나도 단단히 난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재가동 지연 상황을 상세히 주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주민 남상소(울진읍)씨는 “이번 가동 중단은 자연재해로 원전의 계통이나 설비의 안전성과는 거리가 멀기에 한마디로 한수원에 대한 규제기관인 원안위의 갑질로 본다”면서 “신한울 1·2호기 건설공사가 두산중공업에서 납품하는 원전계측제어시스템과 위조사건 이후 납품되는 보조기기의 제작기간 증가 등으로 공기가 수년째 지연되고 공사금액도 수백억 늘어나는 등 국민여론이 악화되자 이에 대한 분풀이를 한수원에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주민 이종일(죽변면)씨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신한울 1,2호기 운영허가 장기심사와 신한울 3,4호기 손실처리, 중대재해법 발효 등에 따라 사업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아는데 계통과 설비의 안전성이 확인됐다면 즉시 재가동을 추진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원안위와 한수원의 입장

한수원은 이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기자의 취재에 한수원의 관계자들은 “답변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라고 했다.

원안위 울진출장소는 “(서울에 있는) 위원회 소통담당관실 소관 업무다”라고 했고, 소통담당관실은 “안전과 업무”라고 했으며, 안전과에서는 “담당과장이 회의에 들어갔다”라고 했다.

황이주 기자

황이주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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