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도 웃는 게 아냐”

"시험대에 올랐다"

취임을 앞 둔 주낙영 경주시장 당선인이 처해 있는 입장에 대한 지역정가 호사가들의 말이다.

당선되자마자 터져 나온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다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 지원 사업이 60%에 그치는 등 취임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산 넘어 산’이기 때문이다.

고시 출신에다 청와대 근무,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내는 등 나름 힘 있고 능력 있는 후보라는 뒤늦은 평가로 초반열세를 딛고 당선된 입장이기에 산적해 있는 현안 문제들을 주민들의 기대만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할 땐 비난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최근 경제성을 이유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에 주낙영 당선인은 21일 한수원 본사를 방문해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부당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이에 따른 피해 보상대책을 요구했다.

주 당선인은 월성 1호기가 조기폐쇄 되면 지역자원시설세 432억원이 감소되고, 가동연장에 따른 지원금 1천310억원에 대한 처리문제, 종사자의 고용승계, 지역경제 침체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와 한수원은 주 당선인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단호한 입장이다.

박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정책실장과 전휘수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 근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월성 1호기 경제성을 둘러싼 논란에 입을 열었다.

이들은 “2017년 기준으로 생산 원가(123원/㎾h)가 판매가(61원)의 두 배에 달해 만년 적자구조일 뿐더러, 현재 3년 평균 57% 수준인 이용률 역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경제성이 없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주 당선인의 모양새만 머쓱해졌다.

주 당선인은 또 지난 27일부터 열린 ‘민선 7기 지방자치단체장 비전포럼’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지역 특별법에 따른 경주시 지원 사업을 철저하게 이행하여, 관련 사업에 국비가 조속히 투입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경주시의 방폐장 지원사업은 총 55개 사업에 사업비는 3조 2,253억에 달한다.

이 중 국비는 2조 2,584억인데 당초 계획 대비 국비 지원은 1조 3,610억으로 6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주 당선인이 김 부총리와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청와대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알려지면서 경주주민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지역정가의 반응은 우려 그 자체다.

한 호사가는 “선거과정에서 인맥과 능력을 과시해 온 주 당선인이지만 현 정부의 원전 정책과 입장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면서 “주 당선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박수는 곧바로 비난으로 바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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