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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이 있어 행복해요-죽변면사회보장협의체

25일 오전 울진군 죽변면 주민사랑방 앞.

수십 명의 주민들로 왁자지껄한 모습입니다.

오늘은 면내 17개 단체가 가입된 죽변면사회보장협의체가 주관하는 사랑의 반찬 봉사 활동이 있는 날입니다.

기자가 찾아간 시간은 오전 8시50분.

회원들이 모이기로 한 시간은 9시.

그런데도 벌써 30명이 넘는 회원들이 나와 분주하게 일손을 보태고 있었습니다.

탁탁탁탁.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가 정겹게 들립니다.

다들 자리를 잡고 파와 무를 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적어도 한두 시간 전에 이미 나온 모양입니다.

오늘은 코로나 19 땜에 두 달째 하지 못했던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반찬 봉사를 재개하는 날입니다. 반찬 봉사라고 해서 여성 봉사자들만 있는 줄 알았는데, 건장한 남성분들도 여럿 보입니다.

 

오늘 메뉴는 김치와 쇠고기 불고기.

지역 내 혼자 사시는 독거노인들 131명에게 제공합니다.

시장통같이 어수선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 처리가 하나같이 일사분란합니다.

오래전부터 해오던 익숙한 일이라서인지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회원들이 알아서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분담해 처리하고 있습니다.

긴말이 필요 없어 보입니다. 눈빛 하나로 모든 게 소통이 되는 모습입니다.

 

먼저 김치 팀.

수돗가와 천막 아래로 모인 이들은 김치를 담는 조입니다. 김치를 담는 것은 일손이 많이 가는 일. 대파와 양파를 썰고 무, 배추 등을 다듬는 일은 새마을회와 의용소방대, 부녀회원들이 주로 맡았습니다.

그 옆에선 김치를 담기 위한 양념 마련 팀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이옥자 죽변면여성자원봉사회 회장이 하루 전에 시장을 보고, 밤새 사과와 배 등을 갈아서 만든 양념을 건네받은 이들은 김치속 만들기에 열심입니다. 이 팀은 적십자와 바르게살기가 전담합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쇠고기 불고기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 단체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이 김치를 섞고 불고기 양념을 준비하는 동안 일손을 거들기 위해 나온 면사무소 직원들도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나눠 줄 용기와 포장지 정리에 나섭니다.

여기에다 무거운 것을 들어 줄 남성 봉사자들도 상비군으로 대기하고 있습니다.

총괄 지휘는 이옥자 여성자원봉사회 회장님과 지영근 이장협의회 회장님 몫입니다.

 

오늘 행사에는 지역 군의원과 면장님, 발전협의회 회장님까지 지역 사회단체장들이 총출동했습니다.

 

기자와 지인 관계에 있는 한 분이 육회라며, 기자에게 농담을 겁니다. 갖은 재료로 버무린 김치속과 불고기 양념이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습니다.

 

회원 중 누군가가 준비해 온 빵이며, 음료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 모든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음식 만들기 전쟁에 돌입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물들이 하나둘씩 담겨 쌓이기 시작합니다.

마음을 담은 나눔, 김치와 반찬. 이 행사를 지원하는 한수원 한울본부의 회사 마크가 포장지에 찍혀 있네요.

 

 

사실 이 독거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사랑의 반찬 나눔 행사는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성자원봉사회 회원들 중 마음이 맞는 몇 분이 처음 시작을 했다고 합니다.

각자가 형편껏 주머니를 털어 시장에서 재료를 준비해 김치를 담아주던 일이 그 원조가 된 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봉사활동이 입소문이 나고 하나둘씩 동참하는 회원들과 후원자들도 생겨나면서 사업 규모가 커졌다고 하네요.

 

그러든 사업이 면 전체로 확대된 것은 2015년부터.

지역에 있는 각종 단체들을 하나로 묶는 면 협의체가 생기고 재원을 원자력본부에서 본격적으로 지원해 주면서 정기 행사가 된 것입니다.

한수원 한울본부가 나름 의미 있는 지역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지막 주.

회원들의 상당수가 직장 생활이나 개인 사업을 하기에 매달 마지막 주에 회장단이 논의를 해 날짜를 잡는다고 합니다.

 

오늘 봉사 일도 그렇게 해서 잡은 것이랍니다.

코로나 땜에 회원들이 모이기 어려운 3월과 4월 두 달 동안은 육개장, 라면, 김, 계란, 카레라이스, 바나나 등 조리된 음식이나 과일 등으로 선물꾸러미를 만들어 각 가정으로 배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마음으로 결성된 회원들이라서인지 음식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행복임을 느낄수 있습니다. 

잠시 행복의 현장을 직접 보시겠습니다.

 

잘 보셨죠?

행복이 넘쳐나는 현장.

오늘은 유난히 남성 회원들의 역할이 큽니다. 김치 양념을 버무르고, 무거운 배추를 드는 일까지 힘쓰는 일은 남성회원들이 도맡아서 합니다.

회원들이 정성을 쏟아서인지 음식도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군침이 돌 정도입니다.

 

독거노인들에 대한 배려가 음식에도 그대로 배여 있습니다.

기자의 눈에는 적정한 양으로 보이는데, 용기에 조금 더 담아라는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대부분의 독거노인들 가정의 경우 생활지원사나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어르신들을 돌보기에 불고기의 경우 완성된 반찬이 아닌 냉장고에 보관했다 끼니때마다 조금씩 몇차례 나눠서 드실수 있도록 하는 등 상대에 대한 배려 또한 깊습니다.

 

평소에는 반찬 종류도 다양하게 제공된다고 합니다.

오늘 행사의 대미.

기념 촬영을 하는 일.

 

김치라는 멘트가 아닌 가스나 머스마 라는 총무님의 멘트가 정겹기만 합니다.

좋은 일을 해서인지, 오늘은 어떤 표현을 해도 절로 웃음이 나고 즐거운가 봅니다.

 

이제 남은 것은 각 가정으로의 배달.

 

회원들마다 정해진 가정으로 전달해 드릴 음식물 배분에도 분주합니다.

면사무소로부터 받은 명단 개수만큼 자신들의 차량에 옮겨 싣습니다.

 

수년 째 해오던 일이라서 음식물 배달일은 회원들에겐 익숙한 일처럼 보입니다.

가까운 곳은 걸어서, 먼 곳은 자신들의 차로 전달을 한다고 합니다.

 

면사무소 직원들도 배달일에 나섭니다.

뒷정리도 깔끔히.

 

오늘 행사장 뒷정리는 남성회원들의 몫.

굉장히 무거워 보이는 천막도 거뜬히 듭니다.

오늘은 여러 남성회원들의 참여로 지영근 이장 협의회장님의 일거리가 조금은 줄었다고 합니다. 평소 힘 쓰는 일은 지 회장님의 몫이랍니다.

 

음식물로 가득했던 사랑방 마당이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것처럼 다시 말끔해졌습니다.

 

오늘 행사를 총지휘했던 여성자원봉사회 이옥자 회장님과 이복동 총무님도 자신들이 맡고 있는 한 어르신의 집을 찾아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전해 드립니다.

지금 시간 낮 12시 30분.

정말 전쟁 같은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이 회장님과 이 총무님이 이제 허리를 펴면서 하루의 일과를 스스로 평가해 봅니다.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자매 같아 보일 정도로 친밀해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성씨도 똑같네요.

 

기자가 짓궂게 각자에 대해 단점을 한 가지씩 지적해 보라고 했더니 서로에게 덕담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이 회장님은 봉사 욕심도 많네요.

다음 달부터는 여성자원봉사회가 한수원 후원으로 60명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2회씩 목욕 봉사까지 한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 천사같은 분들을 만났다는 생각에 기자의 귀갓길 발걸음도 무척 가볍습니다. 콧노래도 절로 나구요.

 

‘사는 것은 기술, 웃는 것은 예술’이라는 글귀처럼 죽변면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의 변함없는 봉사활동으로 앞으로도 죽변지역사회가 웃음이 떠나지 않는 현장, 행복이 가득 담긴 공간으로 만들어 주십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황이주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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