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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탄 낚시꾼, 하루에 몇 마리까지 잡을 수 있나?

5월 첫 주말인 2일 아침.

울진의 한 항구에서 어선 어업을 하는 어민 몇 분들이 기자에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외지 낚시꾼들이 대거 몰려와 항 입구 바다에서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고 있어 어선들의 입출항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민원이었습니다.

모처럼 즐기는 휴일이었지만 주민들의 민원이었기에 어쩔수 없이 현장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배를 얻어 타고 항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타고 나온 보트가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줄잡아 30척은 넘어 보였습니다.

자치단체 입장에서는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레저를 즐기는 낚시꾼들의 지역 방문을 환영하고 있지만 생계라는 삶의 터전의 일부를 이들에게 내 줄 수밖에 없는 어민들로서는 이들의 출어가 곱게만은 보이질 않습니다.

이에 어민들이 입고 있다는 피해, 외지 낚시꾼들의 조업행태, 그리고 이들이 함께 공존공생하는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외지 낚시꾼들의 조업행위가 불법이 아닌가 하는 부분입니다.

먼저, 출입항 신고.

기자는 낚시 배를 타고 바다를 나설 때 승선원 신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누가 몇 시에 어느 배를 타고 바다를 나간다는 신고서를 해양경찰에 신고를 합니다.

이는 승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만들어 놓은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 따른 것입니다. 일반 어민들이 바다에 조업하러 나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보트를 타고 낚시를 즐기는 행위는 레저활동으로 이 경우는 ‘수상 레저 안전법’에 적용을 받습니다. 이 법에는 출입항 신고 의무가 없습니다.

다만 10해리 바깥 먼 바다에 나갈 때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는 게 해경 관계자의 말입니다.

동력선이든 무동력선이든 관계없다고 합니다. 일몰 전후 규정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낚시군들의 출입항 데이터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습니다.

업무 간소화도 좋지만 안전사고에 대비한 기본 대책은 마련돼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기자의 생각입니다.

지금 시청자 여러분들이 보고 계시는 저 보트들은 관계기관에 전혀 신고 없이 조업에 나선 배들입니다. 상상하기 싫은 일이지만 저들에게 만약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누가 사고를 당했는지, 몇 명이나 당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기억하기도 싫은 일입니다만 세월호 등 우리가 크고작은 사고로 아픔을 겪어 본 경험들이 있기에 안전에 대해 더욱 만전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문제는 안전사고 대비입니다. 충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로에도 중앙선이 있어 이 선을 넘어가지 못하게 하듯이 어선과 보트와의 충돌을 염두에 두고 항구 입구에서 몇 m 이내에서는 낚시를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트보다 규모가 큰 어선들이 출입항하는 길목에서 낚시를 하다 배 운항으로 생기는 너울성 파도에 보트가 뒤집히는 안전사고도 왕왕발생한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입니다.

특히 카약을 타고 나와서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도 적지 않은데 큰 어선의 경우 선체가 높아 선장실에서 카약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입출항시 보통 신경이 써이는 게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또 원자력발전소 부근이나 중요한 군사 시설, 한시적으로 여름철 개장하는 해수욕장 이외 일반바다에서는 수상레저 금지 구역도 별도로 정해진 게 없습니다. 10해리 안이라면 어디를 가서 낚시를 하든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민들의 삶의 터전, 그것도 회유하는 물고기들이 몰려 들어오도록 해 고기를 잡는 구조인 어장 입구에서 보트를 띄워놓고 낚시를 해도 불법이 아닙니다. 외지 낚시꾼들이 어장 입구에서 회유하는 물고기의 길목을 차단해 낚시를 하게 되면 잡히는 양만큼 어민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가뜩이나 어자원이 고갈돼 가는 상황에서 어민들이 체감하는 손해의 정도는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때문에 어민들의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따라서 정부가 관련법이나 지자체에서 규정을 만들어 적어도 어민들의 어장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이들이 몇 마리를 잡든 몇 백마리를 잡든 문제될 게 없습니다.

일부 어민들은 이들 외지 낚시꾼들이 이렇게 다량으로 잡은 고기를 식당 같은 곳에 파는, 다시말해 영업 행위를 하는 개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낚시를 허용하는 것은 즐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자원도 보호하고 어민들과 상생한다는 측면에서 1인당 하루 몇 마리 정도 잡을 수 있도록 규정 만드는 것도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호주나 캐나다의 경우는 이러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느 방송의 한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무면허 음주 운전을 할 경우에는 단속대상이 되는데 현실적으로 해경의 손길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낚시군들로 인한 어민들의 어구 손실과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합니다.

영상을 한번 보시면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들이 어민들이 만들어 놓은 어장의 부표에 자신들의 보트가 파도에 떠밀려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밧줄로 묶어 놓고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또 어떤 낚시꾼들은 어장에 바짝 붙어 낚시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낚시 바늘이 어구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어구에 걸린 낚시 바늘이 잘 빠지지 않을 경우 어구를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어민들은 재산상의 손실도 작잖게 본다고 합니다. 또 그물을 올리다 보면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바늘에 찔리는 부상을 입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 어민들의 불만은 일부 낚시꾼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로 바다가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상당수는 캠핑카나 텐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그렇게 크게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이날 나가 본 항구 주변에도 보면 적잖은 수의 캠핑카와 텐트들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또 이들이 잡아 온 물고기를 횟감으로 직접 밥을 해 먹거나 심지어 물, 음료, 주류 등을 도시의 대형 마트에서 구매해 와서 먹고는 쓰레기만 지역에 배출한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날 기자가 찾은 항구 입구에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가 봤더니, 정말 외지인들이 사용한 쓰레기를 현장에서 그대로 버린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사는 도시로 가져가 버릴려고 배출을 안 한 것인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가 맞는지 기자가 항구 주변 방파제를 잠시 둘러 봤습니다.

테트라포트 사이는 정말 거대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물론 육상에서 우리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가 바다에 흘러들어가거나, 또 어민들이 사용하던 바다의 어구들이 파도를 타고 떠밀려 오기도 했겠지만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듯 보이는 쓰레기도 적잖게 보였습니다.

 

울진군 등 관계당국의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제가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했나요?

낚시꾼들의 지역 유입으로 지역경제에 많은 보탬이 된다는 긍정적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낚시점을 운영하는 분들이 그러합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바다를 찾는 레저 인구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들이 뿌리고 가는 경제적 이익도 상당하다는 게 낚시샵을 운영하시는 지역 분들의 입장입니다.

 

겨우 5월의 주말, 여기에다 코로나 19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울진의 한 항구가 외지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잇습니다.

게다가 이들로부터 삶의 터전 일부를 잠식당하고 있다고 어민들은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이제 곧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테고 그럴수록 바다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겁니다.

여기에다 우리의 삶이 윤택해지고 여유로워지면 레저를 즐기려는 인구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그 때를 대비해 관계당국이 하루빨리 미비한 법령과 규정을 손질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우리 어민들도 모처럼 여가를 즐기는 외지 관광객들이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더욱 친절을 베풀고 그레서 이들이 또 다시 울진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또 외지 관광객들도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을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그야말로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황이주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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