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백문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아무리 여러 번 들어도 실제로 한 번 보는 것보다는 못하다는 뜻으로,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르는 말이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갖고 있는 울진군의회.

지난 19일 끝난 울진군의회 행정사무감사(이하 행감) 기간 동안 보여 준 장시원 의장을 제외한 6명(의회 관례상 의장은 행감에서 사실상 제외됨)의 의원들의 의정활동 모습이 앞에서 언급한 고사성어가 담고 있는 의미와 같았다.

군민들 사이에서 그동안 회자돼 오던 소문과 평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들이 연출됐다. 나름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던 의원은 의외로 부진했고, 그동안 크고 작은 구설에 올랐던 의원들이 도리어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는 등 그간의 평가와 엇갈렸다.

적어도 행감 기간 동안 포커스경북 취재 기자단에게 비추어진 의원들의 모습은 그랬다.

김정희, 김창오, 이세진 의원.(가나다 순)

이들 의원들이 이번 행감에서 그나마(?) 성실히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게 포커스경북의 자체 분석이다.

종합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2019년 울진군의회의 행감은 미흡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들 세 명의 의원들은 나름 열심히 의정활동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사실상 이들 세 명이 행감 기간 내내 질의응답을 주도하는 등 의회를 이끌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군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대체로 이를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이들 의원들의 평가는 정량적인 부분만이 아닌 질적인 부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김정희 의원은 급식센터 운영과 유통법인 운영, 김치공장, 후포 수산물 유통센터, 죽변 해심원 운영, 해양경찰서 부지 문제 등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 의원의 질문에는 상당히 공부를 많이 해 왔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울진해양경찰서 부지 조성 후보지로 후포동부초등학교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격정적인 모습으로 불가함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다른 부지도 많은데 굳이 교육기관을 없애면서까지 해야만 하나”라고 호소했다.

김창오 의원 역시 그의 장점인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현장 중심 의정활동 모습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농어촌진흥기금 운영, 죽변 정비사업, 봉평 도로 문제 등을 집중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죽변 봉평리 도로 문제를 언급할 때는 휴대폰으로 찍은 자료 사진 등을 보여 주면서 현장의 문제들을 지적하는 등 각종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감사를 펼쳐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뢰도와 의회의 품격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감 위원장을 맡아 의사일정을 사실상 주도해 온 이세진 의원.

이번 행감은 이 의원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원장으로서 감사장 분위기가 다소 경직돼 있을 땐 유머로, 의원들의 질의가 없을 땐 본인이 직접 저격수로 나서서 질문을 던졌다. 또 지역 현안을 꿰뚫고 있어 의원들의 질의에 공무원들이 다소 무성의하게 대답하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할 때는 거침없이 지적하는 등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 주었다. 이 의원은 김치공장, 죽변 해심원, 평해농공단지, 경북해양바이오연구원, 해양경찰서 부지 문제 등을 집중 질의했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이 갖추어졌거나 이루기 쉬운 일이라도 힘을 들여 이용하거나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울진군정을 요리로 비유하자면, 음식을 만드는 것은 군수를 중심으로 한 집행부지만 그 음식이 건강에 좋으면서도 맛나도록 간을 맞추는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은 의회다. 

경북도내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집행하는 울진군. 

울진군은 지난 2017년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행정사무감사.

때문에 이번 행감에 나름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펼쳐 온 세 명의 의원들에게 울진군민들을 대신 해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낸다. 

남상소 조현식 기자

남상소 기자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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