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울진 이안 연립주택의 분양전환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협의 없이 일방통행식 행정행위를 일삼아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분양 가격을 결정하는 감정평가 자체가 부실하다는 의혹을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안연립주택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4일 울진이안연립주택 관리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LH가 지난해 12월 이안연립주택 분양을 위해 실시한 감정평가가 매우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lh가 감정평가법인으로 D 평가법인과 S 평가법인 두 곳을 선정했고, 이들 법인들은 분양전환 85세대(71제곱미터형 33세대, 73제곱미터형 40세대, 84제곱미터형 12세대)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분양가를 각각 98억700만원과 98억7500만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비대위는 감정평가 내용이 연립주택의 내외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부실 감정”이라며 LH측이 다시 감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비대위는 “LH가 산출근거로 인근 주택을 거례사례로 했으나 두 법인 모두 71형은 주공에서 임대했다 매각한 집을 기준으로 했고, 84형은 건설회사가 개인에게 일반 분양했다 판 집을 기준으로 해 두 집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또 “집 천장과 베란다 등에 비가 새고 곰팡이가 생겨 주거환경으로는 최악의 상황인데다 기준이 된 84형 개인 집은 이사 가기 전 일정 부분 리모델링한 것으로 알고 있고, 임대주택에 비해 서비스 공간 현관에 수 백만원에 달하는 출입문이 더 있어 임대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이 부분이 감정가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LH측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며 부실 의혹을 제기 했다.

특히 주민들은 “감정평가에 기준이 된 개인 집과 달리 임대 주택들은 일자(-)형으로 동간 이격 거리가 20~30m에 불과해 뒷집의 거실이나 안방 등이 앞 동에서 육안으로 그대로 보여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거의 24시간 커텐을 치고 살고있는 실정인데, 이 부분에 대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비대위 총무 홍가람씨는 “서울의 경우 같은 아파트라고 해도 한강 조망권 여부에 따라 가격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데, 울진 이안의 경우 이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LH의 공개 해명과 함께 다시 감정평가를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주민들은 “어느 날 감정평가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2명이 함께 현관에 서서 그냥 둘러보고 간 것이 전부”라면서 “두 회사 직원이 함께 다녀갔다면 담합 의혹이, 두 사람이 한 회사 직원이라면 다른 한 회사측은 아예 현장을 와보지도 않고 감정한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만큼 LH측이 감정평가서의 신뢰도를 높이고 주민들을 이해시키려면 다시 감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남상소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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