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주민이 되는데 자격 요건은?”

독도리 이장 고(故) 김성도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 지면서 독도 주민이 되는데 필요한 자격 요건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일부 주민들은 울릉군이나 독도관리사무소에 이와 같은 내용의 문의 전화를 직접 걸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김씨의 뒤를 이어 독도 이장이 되겠다며 호기를 부려 관계기관의 직원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여느 지역의 마을과 달리 독도리 주민과 이장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독도가 안고 있는 지리적 역사적 특수 상황으로, 울릉군에서부터 경상북도, 해양수산청 등 정부기관까지 엮여있어 이장은커녕 독도 주민 자체도 되기란 쉽지 않다는 게 관계기관의 설명이다.

우선은 주민등록 이전문제다.

전입신고는 울릉읍사무소를 직접 찾아가거나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주소 이전은 실제 거주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독도로의 이전은 이론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실제로 살지 않으면서 운 좋게 주소만 독도로 옮기는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담당 공무원의 사실 조사에서 적발되면 ‘거주불명등록’이라는 행정조치를 당하게 된다.

천연보호구역인 독도에는 사유지가 없다.

따라서 현재로선 부동산 매매가 불가능하다. 정부가 땅이나 부속 건물을 팔거나 임대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살 집을 구할 수도 지을 수도 없다.

고 김성도 이장 부부가 살던 집도 해양수산부 소유의 어업인 숙소다. 때문에 사실상 관계기관의 승인 없이는 독도 거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인이 된 김 이장도 1970년부터 수산물 채취 등 공동어로 활동을 해오다 1991년이 됐어야 비로소 주민등록 전입을 하게 됐다. 2006년 2월 19일 어선이 표류하거나 풍랑을 만나 독도로 피항하는 경우를 대비한 어업인 숙소 관리인으로 채용되면서 실제로 독도에 거주하게 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7년 4월 독도리 이장으로 뽑혔다. 2009년 3월 독도 1호로 사업자 등록을 한 김씨는 2013년 5월 ‘독도사랑카페’ 개소식 및 영업을 시작해 2014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독도 주민 최초로 국세를 납부하는 주인공이 됐다. 당시 김 씨는 전년도 판매액이 2천100여만원에 달해 세금을 무려(?) 19만 3천원이나 냈다.

울릉군 독도리의 이장으로 임명되면 김 씨가 그랬던 것처럼 정부 지원금 등 월 140여만원이 지급되고 어로 행위가 가능해 수확한 수산물 판매가 가능하다.

최근‘독도에 살며 섬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와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울릉도 주민 중에서만 독도 이장 희망자가 7가구나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육지에서도 김 전 이장이 고인이 됐다는 소식에 독도행을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독도의 유일한 주민 숙소가 내년 4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주민이 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도에는 여러 명이 살고 있다. 독도경비대원들과 등대 근무자가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공무를 위해 파견 나와 있는 공인 신분이다. 민간인으로서는 김씨의 미망인이 유일하다.

울릉군의 한 관계자는 “‘고인의 뒤를 이어 독도에서 살겠다’, ‘독도 주민 자격 요건은 무엇이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하지만 현재로선 경북도와 정부 관련기관 등과 상의해야 할 부분이 많아 정확한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했다.

황이주  kga83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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